언론보도

국내 첫 장애인전용기업 무궁화전자 “근로자 불편, 품질과 관계 없죠” [국민일보 2007]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5.02.24 20:08 조회수 : 1154

"한때 일반 기업에 지원서를 냈다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해 많이 실망했었죠. 하지만 무궁화전자는 저에게 큰 희망을 주었습니다. 제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전용 기업인 무궁화전자 이윤섭(37) 대리는 19일 신체적 장애와 사회적 편견을 딛고 소중한 일터를 찾기까지 어려웠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1984년 의료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 대리는 95년 입사해 컴퓨터 관리, 보수 등 전산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최근 자신이 공들여 구축한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에 대해 회사가 긍정적 평가을 했을 때 가장 보람이 있었다는 그는 언젠가 공장장도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올해 2월 입사한 신출내기 시각장애사원 지춘이(33·여)씨는 제품 테스트 업무를 맡고 있다. 지씨는 "모든 게 편안하게 느껴진다"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회사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94년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 설립된 무궁화전자는 전체 임직원 170명 중 123명(73%)이 장애인이고 그 중 1, 2급 중증 장애인이 79명에 이를 정도로 장애인이 주인인 회사다. 무궁화전자는 5개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해 핸디형 청소기, 파브 TV용 부품 등 8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4개 제품은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4개는 '바로바로'라는 자사 브랜드로 판매한다.

핸디형 청소기는 이란과 남미에 수출된다. 기숙사, 물리치료실, 체력단련실 등 장애인 직원을 위한 복지시설로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일반 기업보다 떨어져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SMT(표면실장기술) 자동화설비 도입 등으로 2003년부터 흑자로 전환, 자립경영을 하고 있다.

김동경 공장장은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섬세하고 집중력이 강하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자회사 형태로 장애인 전용기업을 설립한다면 장애인 고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