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일자리 공동체 희망을 쏜다-(2부) 사회적 기업을 키우자] 직원 70% 이상 장애인 제품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5.02.24 20:36 조회수 : 3403

   경기도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 인근에 위치한 무궁화전자에는 모든 문에 문턱이 없다. 출입문은 다른 곳에 비해 배 이상 크고 화장실도 3배 정도 크기다. 공장 모든 작업대에는 오르내릴 수 있는 발판이 설치돼 있다. 엘리베이터도 다른 곳보다 넓고 병원처럼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 모두 이 회사에 근무하는 120명의 장애인 사원을 위한 배려에서다.

무궁화전자는 장애인 사원이 주인이나 마찬가지다. 회사 주차장도 장애인 사원만 사용할 수 있다. 김기경 이사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100%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비장애인은 물류나 대외 업무 등의 분야만 뽑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원이 70%가 넘는 기업에서 제품 개발·생산·판매까지 하는 기업은 무궁화전자가 유일하다. 현재 주력 제품은 핸디청소기다. 연간 45만대를 생산해서 35만대는 삼성전자에 납품해 삼성 브랜드로 팔리고 나머지 10만대는 무궁화 이름을 달고 판매한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표면실장 기술(SMT) 자동화라인 4개를 구축해 삼성전자의 LCD TV용 메인 인쇄회로 기판(PCB)을 제작하고 있다. 까다로운 공정이라 삼성전자 직원이 상주하며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부가 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 주방용 및 욕실용 TV를 연간 12만대 생산, 이 분야 전문기업인 코스텔에 납품할 계획이다.

처음 입사하면 대부분 2인1실의 50개의 방이 마련된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기숙사에는 간호사가 상주하는 건강관리실을 비롯해 노래방과 PC방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은 비장애인 위주의 다른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숙사 생활로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아 다른 회사 직원들보다 집을 사서 나가는 기간이 짧다”고 귀띔했다. 무궁화전자에는 국내외 장애인 단체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회사 홍보 영상물도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제작돼 있다.

수원=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